KBS노동조합 대전충남지부(이하 KBS노조 대전지부)는 16일 낮 12시 KBS 대전방송총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방송 정상화와 정지환 KBS 대전총국장의 사퇴를 강력 촉구했다.

KBS노조 대전지부와 언론노조KBS본부 대전충남지부,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 대전충남언론노조협의회의 주최로 열린 이날 기자회견은 이기동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 됐다.

가장 먼저 발언을 시작한 윤진영 KBS노조 대전충남지부장은 “KBS의 힘든 여정에 각계각층에서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 지금은 공영방송의 너무나 심각한 위기”라고 입을 열었다.

윤 대전충남지부장은 “KBS 내부에서도 위기의식을 많이 느끼고 있다. KBS노조는 KBS 고대영 사장의 퇴진운동과 이사회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의 노력에도 고대영 사장은 대전 총국장으로 전 보도본부 보도국장인 정지환을 임명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노조는 사장 퇴진과 이사회 해체 외에도 민주적인 사장 선임 절차를 위한 방송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비정상적인 이 상황을 정상화 시키기 위해, 공영방송을 살리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순희 대전충남민언련 운영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신뢰도 1위 언론사가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었다. 무엇보다 방송의 생명과도 같은 시청자들이 떠났다”며 KBS 운영진의 행태를 지적했다.

그는 “땡전뉴스라는 오명을 씻고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기까지 KBS가 겪어온 길은 험난 그 자체였다”며 “권력의 종속에서 벗어나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해 한 첫 번째 일이 공정보도였다. 20여년 간 그렇게 쌓아올린 신뢰가 KBS의 자산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최 운영위원장은 “하지만 이명박 정권의 등장과 함께 KBS의 몰락이 시작됐다”면서 “권력에 길들어진 KBS는 다시 땡전뉴스로 회귀했다. 지난해 최순실게이트는 공영방송 KBS가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지 보여준 사건”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권력의 눈치를 보던 언론마저 고해성사 하듯 최순실게이트의 진실을 쫓았지만, KBS는 철저히 침묵했다”며 “KBS는 공영방송으로 돌아올 기회마저 스스로 포기했다. 언론참사의 주역들은 KBS 구성원의 마지막 자존심마저 짓밟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언론참사의 주역이 KBS대전방송총국장이 됐다. 촛불민심은 더 이상 언론부역자의 설자리를 용인하지 않는다”며 “공영방송 KBS의 정상화를 위해 고대영 사장, 이인호 이사장, 정지환 대전방송총국장은 즉각 퇴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집회를 마친 후 "이번 시위로 정 총국장이 물러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끝까지 투쟁하겠다. 대전을 언론부역자들의 집합소로 만들지 않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