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노량진1구역에 ‘오티에르’ 제안했지만 조합원들 외면

2022년 출시했지만 준공 성과 없어…브랜드 평판 최하위권

노량진1구역 정상화위원회, 다수 건설사에 시공자 선정 참여 의사 타진

노량진1재정비촉진구역 투시도 / 조합원 제공
노량진1재정비촉진구역 투시도 / 조합원 제공

단독 입찰로 서울 동작구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에 무혈입성이 유력했던 포스코이앤씨가 제대로 체면을 구기면서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노량진1구역 재개발 조합원들에게 외면당하는 굴욕을 당했기 때문이다.

17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노량진1구역 비상대책위원회인 '노량진1구역 정상화위원회'는 최근 다수의 건설사에 시공사 선정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를 타진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비상대책위원회가 발송한 공문에는 평당 공사비 ▲730만원→830만원으로 인상 ▲조합 집행부에서 지정한 특정 마감재 내역 삭제 ▲일부 시공내역 조합 직발주 변경 ▲일부 가구수 추가 등의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량진1구역 정상화위원회'는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 입찰을 제안받기 위해서,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평당 730만원으로는 현실적으로 제대로 된 공사를 수행하기가 힘들며, 수주를 하더라도 향후 공사비를 올리는 과정에서 잇단 분쟁과 다양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노량진1구역 정상화위원회'는 기존 공사비보다 100만 원 이상 오른 합리적인 공사비를 제시해 다른 건설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실제로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상위 건설사들은 '노량진1구역 정상화위원회'에 '구체적인 사업 조건이 변경될 경우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티에르가 뭐야?…준공된 곳 없어 확인 불가"

포스코이앤씨는 노량진1구역 조합과 수의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지만, 조합 내 비상대책위원회가 다른 건설사들의 입찰 참여를 요청하며 수의계약에 제동이 걸렸다.

비상대책위원회가 다른 건설사들의 참여를 요청한 배경에는 포스코이앤씨가 제안한 '오티에르'의 낮은 브랜드 평판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에 '오티에르'를 적용하겠다고 했는데, 막상 준공된 곳이 없다보니 '오티에르'의 실체를 확인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포스코이앤씨가 2022년 7월 론칭한 오티에르는 '고귀한 사람들이 사는 특별한 곳'이라는 의미를 담은 하이엔드 브랜드다.

기존 하이엔드 브랜드가 담지 못한 고급 자재와 정밀 시공, 독창적 디자인과 기술로 차별화를 꾀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오티에르 홈페이지에는 이를 실현할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다.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곳에서도 '새로운 주거공간을 제시하겠습니다', '한 차원 높은 주거 공간의 변화를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두 문장만 나와있을 뿐이다.

2022년에 출시한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오티에르에 대한 뜬구름 잡는 소리만 가득하다는 건 브랜드 관리에 소홀하고 무책임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유명 평판 조사에서도 제외…조합원들은 타 하이엔드 브랜드 선호

오티에르는 유명 평판 조사에서도 제외되는 등, 아직 이름만 하이엔드일 뿐 가치를 확인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 포스코이앤씨의 오티에르는 매달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조사하는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결과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평판 순위 / 한국기업평판연구소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평판 순위 / 한국기업평판연구소

더욱이 포스코이앤씨의 '더샵'은 아파트 브랜드 평판에서도 11위에 그치는 등 한화건설의 포레나, 호반건설의 호반베르디움에 비해서도 낮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실제로 다수의 조합원들은 타 구역의 시공사 선정 상황과 비교하며, 노량진1구역에 오티에르가 아닌 단지 규모에 걸맞는 브랜드가 들어와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량진4구역에는 현대건설의 ‘디에이치(THE H)’, 5구역에는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써밋(SUMMIT)’ 8구역에는 DL이앤씨의 ‘아크로(ACRO)’가 들어온다.

한 조합원은 "포스코이앤씨가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내세웠지만 아직 준공된 단지가 없다 보니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지 못하고 있다"며 "디에이치, 써밋과 같이 선호도 높은 하이엔드 브랜드가 적용된다면 공사비도 충분히 인상할 의사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파트 브랜드 평판 순위 / 한국기업평판연구소
아파트 브랜드 평판 순위 / 한국기업평판연구소

익명의 업계 관계자 역시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등 전통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건설회사의 아파트 브랜드가 높은 평판을 보이고 있는 반면,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작년 도시정비 수주 2위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평판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를 보이고 있다"며, "노량진1구역에서 시공사 재타진을 추진하는 것도 결국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평판에 대한 우려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량진1구역 재개발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일대에 최고 33층, 28개동, 아파트 2992가구(임대 531가구 포함)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약 1조900억 원이다.

사업지 규모가 약 13만2000㎡로 노량진뉴타운 가운데 가장 크고 지하철 1·9호선 노량진 역세권이라 입지가 우수해, 노량진뉴타운 가운데서도 대장주로 꼽힌다.

저작권자 © 뉴스티앤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